008 Thursday 1998년 11월 26일

  오늘 키부츠 배정을 받았다. 난 GEVA라는 북쪽에 있는 키부츠인데 약간은 동쪽이다. 성민, 윤주, 혜경이랑 한팀이다.

  오후에 점심먹고 베르샤바에 갔었다. 베두인 마켓에 들렀는데 여러 가지 물건이 많이 나와 있었다. 시골 장터와 비슷한 분위기다. 물건은 사지 않고 흥정만 하다가 나왔다. 싼 물건이 많았지만 불량품같이 보이는 것도 있다. 특히 건전지. 먼지가 많이 묻었고 낱개로 나와 있는 것도 있는데 방전이 다되어 버린 것 같이 보인다.

  다음으로 '아브라함의 우물'이란 곳에 갔었다. 우물은 매우 크고 깊었지만 물이 매우 더러워 보였다. 아마 고인 물이라서 그렇겠지 하면서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본 소나무가 엄청 오래된 몇 천년 된 나무라 하였다. 3700 년 전 우물이 생길 때 같이 있던 나무쯤 될까? (우물옆 팜츄리에도 올라가보고)

  다음으로 쇼핑몰에 들러서 여기저기 기웃기웃 구경하고 다녔다. 많이 물건들이 멋있게 장식되어 있었지만 소비물가가 매우 높았다. 주차장에서 Paul을 매우 오래 기다렸다. 차타고 오면서 피곤해서 계속 잤다. 키부츠에 늦게 도착해서 dinning room에 갔는데 음식이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다들 말없이 묵묵히 먹었고(배고파서) House로 돌아와서 ......

  영화 재방송 보다가 잘려고 한다. 말보루 1갑에 13쉐켈. 1 갑 샀다. 주차장에 군바리가 웨그렇게 많은지? 야경(이국적인) 사진을 찍었다.

009 Friday 1998년 11월 27일

오늘도 비슷한 날들이 계속되었다. 아침 먹고와서 수업하고 콜보가서 담배 4갑을 샀다. 오후에 맥주 2잔 마시고 낮잠을 잤다. 저녁먹고 와서 부루스, 미경누나와 카드놀이를 했다. '훌라'를 했는데 카드가 너무 낡았다.

밤에 마피아에 갔다가 늦게 돌아왔다. 폴이 여자친구와 같이 소파에 있었다. 내일 여행을 위해 일찍 자야 하건만 늦게 잤다.

010 Saturday 1998년 11월 28일

오늘은 여행을 갔다.

아침을 빵 한 조각으로 때우고 버스를 탔다.

처음으로 간 곳은 Caesarea National Park이다. 외국에 나와 처음으로 여행을 하는 것이다.매표소 입구의 공중전화에서 실험실 (현호형)에게 전화를 했다. 잠깐 말하는 사이 모두들 들어가고 별수 없이 나도 전화를 끊고 들어갔는데 안쪽에 또 전화가 있었다.

매표소를 들어가서 왼편으로 둥근 건물이 보였다.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원형극장이다. 로마시대 원형극장의 웅장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관중석으로 올라갔다. 2 천년 전의 건물이지만 비교적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자리에 앉으니 무대 뒤쪽으로 지중해의 수평선이 펼쳐졌다. 해지는 저녁때 공연을 했었다면 붉은 노을을 무대 뒷배경으로 멋있었으리라... 극장의 설계가 잘되어 있어 조그맣게 노랠 불러도 뒷자리까지 다 들린다고 했다. 한곡조 뽑아보고 싶었지만 노래실력을 아는 사람은 다 알기에...

그리고 지중해 바다 와 옛 건물의 기둥 문양들 을 바라보면서 지중해의 낚시꾼을 카메라에 담았다.

신전과 주변 건물들(경기장)은 모두가 지중해를 바라보며 멋있게 배치되어 있었고 옛 영광의 장면을 떠올려 보았다. 벌써 이렇는데 이집트와 요르단을 보고나면 어떨지 상상이 안간다.

그 다음은 역시 바로옆의 유적지 였는데 일단 목걸이 만들 조개껍질 수억 주웠다. 그 다음부터 성민이와 같이 사진과 구경으로 싸돌아 다녔다.
첨보는 것은 무조건 사진에 옮겼다.

점심은 비잔틴 Street 에서 먹었다. 곳곳이 유적지였다. 다음으로 로마시대 수도교 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 앞에서 사진도 찍고 앞쪽 바다에서 수영을 했다. 빅도르(스페인의 바로셀로나에서 온)가 No 팬티로 쇼, 지중해의 파도를 느끼며 바다로 나갔다.

Next 자파. 그곳에서 Survey 한다고 구경하지 못했다. 이럴줄 알았다면 조작해 놓고 실컷 사진만 찍을 걸. 야경이 멋있었고 가는 곳 모두가 인상적이었다. 시계탑도. 13.5 쉐켈을 주고 빵과 콜라를 샀다.

키키와 윤주가 버스에 오지 않아 찾아다녔다. 성당의 모습이 멋있어 사진한장. 돌아오니 너무 피곤했다.

Paul 나쁜 자식. 잘못된 정보로 불편하게 운동화 신고 다녔잖아.
센달도 못 신고. Paul은 슬리퍼.


나머진 천천히 다시 쓰야지

  011 Sunday 1998년 11월 29일

  일요일인데 평일처럼 수업하고 하루 일과를 보냈다. 오전수업에 빠진 사람이 많았다. 늦게까지 수업하고 점심먹고 오후엔 '루벤'(얼마전까지 발렌티어 리더로서 발렌티어일에 거의 책임자이다.)으로부터 키부트 에인 하쉴로샤의 역사에 대해 들었다. 초창기엔 꽤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되었다. 수업 마치고 낮잠을 잤다.

  저녁먹고 숙제하고... 지영이형한테도 편지(옆서 한 장)를 띄웠다.

  (27, 28일 일지를 모아썼다) 어떻게 할까….

  012 Monday 1998년 11월 30일

  11월의 마지막 날이다. 시계가 안울려서 늦게(6시 40분) 일어났다.

  오전 수업을 하고 환전을 했다. 50$. 먼저 100쉐켈을 받았다. 오늘은 맥주 2병과 담배 12갑을 샀다. 꽤 많은 돈을 소비했다. 지금은 한낮이다. 앞으로 며칠 남지 않은 여기의 편안한 생활동안 잘 지내야겠다.

  1시 30분에 식당 견학을 했다. 식당에서 일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적성을 살려서…, 그리고 2시 반엔 유대인의 종교에 참여했다. 루벤이 말하는데 거의 알아듣지 못하는 수준이다. 'important'를 '임뽀르딴뜨'로 발음하는 남미계통의 유대인으로서 발음이 남미식이다. 그래서 별명이 '임뽀르딴뜨'이다.

  파피루스에 쓰인(몇 백년 된) 성경을 보았다. 유럽→남미→ 이스라엘을 거친 아주 오래된 것이다. 최초의 남미쪽 이민자들이 들고 들어왔으며 여기 키부츠에서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오후내내 독서를 하고 휴식하고 저녁을 먹었다(고기볶음과 스파게티가 나왔다.) 오랜만에 푸짐하게 먹었다.

  저녁먹고 쉰다음 12명 전원이 족구를 하러 갔다. 피구, 테니스, 살인배구를 했고 마지막로 농구를 했는데 농구하면서 안경테를 부르뜨렸다. 키부츠 오기 얼마전 안경 잃어버렸을 때 은진이가 뿔테 잘 어울리겠다고 해서 맞춘 뿔테 안경이었는데, 안경쓰기 시작해서 첨으로 은진이가 어울리겠다고 해서 쓴 안경을 부러뜨려 버린 것이다. 어쨌던 접착제를 구해야 되는데 어디서 구해야 될지. 내일 '나이키'에게 부탁해서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야간 조명 시설이 훌륭하여 재미있었다. 농구할 때 여자들이 잘했다. 특히 주디도. 돌아와서 목이 말라 우유, 물, 오렌지 등을 마구 먹었다. 여기 있을 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 재미있게 잘 지내야지.

  013 Tuesday 1998년 12월 1일

  일어나서 아침먹고 수업시작. 한시간 마치고 열 시부터 수업을 삥땅쳤다. 최초의 삥땅이다.(그사이 가든 갔다 왔다) 나 빼고.

  점심 식사후 오후 수업하고 모두가 휴식시간. 책 두 번 보지 않기 위해 '키부츠에 가면 세상이 보인다' 책 처음부터 독파했다(어제부터).

  저녁엔 쉬다가(TV도 보고) Survey 만들었다. 빨리 끝내기 위해 나서서 시작했다. 노란 바탕에 최대한 간소하게.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여기에 올 수 있을까? 올 수 있다면 꼭 다시 보고 싶다. 그리고 지도에(복도에 있는) 고성을 표기했다. 다음에 고성에서 오는 사람이 있다면 느낌이 어떨까?? '촌놈 출세해서 먼 나라 왔네'하겠지!

  제일먼저 Survey Presentation 마치고 늦게까지 놀았다. 여기 생활도 내일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모래 새벽 같이 일어나서 2주간 정든 이곳을 떠나게 된다. 새로운 곳을 찾아서.

  내일은 꼭 기념 사진 찍어야지.

  014 Wednesday 1998년 12월 2일

  이제 몇 시간 뒷면 정들었던 이곳을 떠나게 된다.(지금은 밤)

  오늘은 6시 45분 기상. 식사하고 8시쯤 수업시작. 한시간하고 유치원(애들 놀이방)에 견학을 갔다. 애들과 처음엔 서먹했는데 공룡 놀이를 했다. 첨엔 1∼2명 이었는데 나중엔 20명이 훨씬 넘는 애들과 뛰어다니며 놀았다. 멍청한 공룡과 애들과의 술래잡기다. 방문을 마치고 나올땐 애들이 가지 말라고 붙잡고 밖에까지 따라나왔지만 또 다시 공룡 흉내로 쫓아 들여 보내고 왔다.

  저녁 식사 때 그중 1명이 알아보고 시비를 걸었다. 맞대응을 해주고(애의 부모 땜에 약간만) 나왔다.

  저녁에 기념사진(사진기마다) 수료증 받고 캠파이어를 했다. 맥주도 마시고…,

  성민이와 얘기했다. 광주에서 (조선대 기계공학과 4학년) 온 녀석인데 나랑 앞으로 가장 친해질 친구다. 같은 키부츠로 배정되었고 모든게 나랑 비슷해 보이는 점이 많다.

  한국에 돌아가서라도 친해질(연락할) 친구이기에 서로의 벽을 허무는게 최선. 너무 첨부터 솔직한건가?

  내일 새벽 5시 반에 기상하여 떠나야 한다. 정든 이곳이 보고 싶어질 것이다. Kibbutz Ein Hashlosha, 이스라엘에 있으면서도 다시오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한국에 가면 더욱더, 내인생에 여유와 시간이 생기면 꼭 다시 한번 와보고 싶은 곳이다.(신혼여행으로??) 만일 다시 온다해도 다 바뀌고 'Paul'도 없을 것이다.

  캐나다인 Paul 자기일에 충실한 녀석이다. 나이는 24살. 내가 아는 사람은 '루벤'-임뽀르딴뜨 발음이 걸리지만. 하지만 루벤도 몇 년 or 몇 십년이 지난 뒤에는 Ein Hashlosha 한국어 울판 22기 Phoenix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또한 죽고 없을 수도 있다.(아쉬울 것이다).

  '빅도르'-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온 애인데 친했다. 낮에(그는 자신이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자신의 사진을 찍고 있었다. 20cm 밖에 안되는 나무 앞에서 자신이 심었다며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전나무 같아 보였는데 세월이 흐른 뒤에는 자신의 키보다 훨씬 더 자라 있을 것이다. 대신 포즈만 취해주고 내가 카메라를 받아서 찍어주었다.) 헤어졌지만(여행-예루살렘) 이스라엘에 있으면서도 다시 볼수 없다는 것에 아쉬움과 이별의 의미를 느낀다. - 나중에 1월 15일 예루살렘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내년 8월 15일 오후 5시 종로3가 지하철역 근처 파고다 공원 입구를 기약하며 모두가 건강하기를 바라며…. 여기 울판에 대해 적는 것이 이 페이지가 마지막이란 것도 아쉽다.

-- 울판의 마지막 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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