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일째 Thursday 1999년 3월 11일

9시 넘어 기상 10시에 아침 식사

내일 기차표를 예매하고 일행들과 걸어서 카르낙 신전까지 갔다. 여느 시골과 다르지 않다. 뙤약볓에 지쳐서 어떻할까 의논, 그러나 얼굴도 너무 따갑고 목도 아파 일단 시내로 돌아와 식사(쿠샤리,2£)를 하고 시내에서 시간을 보냈다.

신전 옆 공원안에서 아이스크림도 사 먹으며 이집트인들과 똑같이 시간을 보냈다. 승합 미니버스를 타고 다시 신전에 가서 입장, 멋지게 사진도 찍었지만 움장함 보다는 역사, 아직 복구되지 않은 게 아쉬웠다. 그리고 고대의 이집트인과 현재의 이집트인; 비교도 해보았다. 신전 입구에서부터 늘어선 사자상들과 거대한 탑문, 그리고 기둥실, 기둥실안에서 첨으로 보았다. 책에서나 보던 고대의 벽화들, 여신들과 파라오들 그들속에 서서 사진을 찍었다. 특히 오벨리스크가 잘 나오게 사진을 찍었다.

연못을 구경하고 남쪽으로 가는 길은 막혀 있었다. 공사중이라고 입구에 줄을 가로질러 놓았다. 그런데 이집트인 두명이 오더니 뒤쪽을 볼수 있다고 안내해 주었다. 혼자 그 뒤쪽으로 따라가 봤는데, 우와!!! 아직 덜 파괴된 거상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일행 모두를 불러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나올때쯤 그들이 바쿠시시(팁)를 요구해 왔다. 그들의 습성을 잘 알기에 거기에 맞춰 대응. 환상의 콤비란게 그냥 생긴게 아니니까.

밖에 나오니 날은 저물어 가고 있었다. 그냥 돌아가기 아쉬웠다. 신전에서 밤에 하는 '빛과 소리의 쇼'를 보고 갈까도 하다가 일단 강변으로 발길을 돌렸다.(신전과 나일강의 거리는 약 100미터) 강가에는 개인 주택 같았는데 강변에 바로 붙어 있었고 강에 접근하기 위해 그 집을 가로질러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강변에 거터않아보니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나일강 건너 저 서쪽 사막 너머로 해가 기울어져 가고 있었다.

모두들 멍하니 앉아 먼 옛날 고대 이집트인들을 떠올리며 명상에 잠기었다. 람세스 2세도 이렇게 똑같은 석양을 바라보았겠지. 저녁 노을 사진을 찍고 시내로 돌아왔다. 시내를 돌아 다니는 동안 '할로우' 꼬마들; 이젠 너무 귀찮다.

돌아오는 길은 시내까지 마차를 탔다. 4명 1£로 합의. 멋지게 마차를 타고 나녔다.

저녁 식사를 위해 식당을 돌아다니다 지쳐서 같이 일행과 먹었고 식사도중 어제 아스완에서 만났던 홍콩 애들을 다시 만났다. 돌아오는 길에 수박도 사고, 맥주도 사서 옥상에서 파티를 했다.

(수박 흥정 : 첨에 10£를 부르길래 난 3£를 불렀다. 5£이상 안깍아 주길래 돌아섰다가 불러 갔더니 4£를 불렀다. 욕 한바가지 해주고 나서야 이집트 상인이라 친구가 되어 3£에 계산을 했다. 우린 돌아오며, 싸게 샀다고 쾌재를 부르며 좋하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집트인들에게는 1£에 판매하는 것이라고... 맥주는 술, 이슬람 국가라서 술을 팔지 않는데 외국 관광객들이 있으니 시내의 몇 곳에서 판매를 한다. 술을 사기 위해서는 룩소르 역의 광장에서 약간 북쪽으로 가면 오른쪽에 있다.)

샤워하고 정리하고 지금 12:37 아침을 위해 bye...

* 오늘 지출 : 물 1.8리터 4병 6£, 내일 가차표 예매 24£. 시내차량 이용(룩소르 갔다 오는 것까지 봉고차 1.5£, 1회 이용요금 0.25£), 쿠샤리 2£, 환타 + 아이스크림 1.75£, 분실(공중전화 돈 반환안됨 0.05£), 룩소르 신전 입장료(학생할인) 10£, 담배 1.75£, 식사 6£, 수박 3£, 맥주 5£, 팔라페 0.5£, 마차비용 0.5£ → 62.05£

now 198.15£(260.20-62.05=198.15)

* 잔액 : 287.20£ → 260.20£

114일째 Friday 1999년 3월 12일

모두들 늦잠을 잤다. 아침식사 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고 지름길이라 생각되는 큰길(고르나 빌리지)을 따라 강변으로 왔다.(룩소르 서안으로 건너가기 위해). 강을 건너는 데에는 관광객용 훼리(2파운드)를 타라고 했지만 들은 얘기에 의하면 내국인용 보트를 타고 건너는게 싸고 재미도 있단다. 가격은 흥정하기에 달렸다.

관광객들에게는 삐끼들이 따라붙는데 룩소르에서 아침 일찍 강가로 나가는 외국인은 룩소르 서안으로 건너가서 관광을 할려는 것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강의 동편에서부터 따라붙어 따라 건너와서 계속 흥정을 하려고 한다.

우리 4명은 편히 움직이려고 강을 건너서 택시를 흥정. 20~30파운드가 나왔는데 강을 건너기 전부터 흥정했던 기사를 택했다. 인상이 좋다기보다 우리가 편하기 위해서 싸지 않은 30파운드에 흥정을 했다(흥정시에 먼저 구경할 곳 3군데 정도를 정하고 시간을 4시간 정도로 한다). 그리고 출발. 매표소로 가는 도중에 맴논의 거상을 지났고 매표소에서 10, 6(3장)파운드의 티켓을 구입했다.

일단 왕가의 계곡으로 가서 입구 카페에서 내려 셔틀버스(아니 기차)를 타고 간다(무료인줄 알았는데, 분명 무료인데 외국인을 상대로 돈을 우려내는 것이다). 요금은 왕복 1파운드. 왕가의 계곡에 들어섰다. 드디어 내가 사진으로만 보던 곳. 언젠가 꼭 한번은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아마 초등학교 2학년 때인가. 과학서적에 이집트에 관해 나왔는데 피라미드와 왕들의 무덤에 대해 설명이 나와 있었다. 그리고 사진도 함께. 바로 지금 내가 서있는 이곳의, 그때 사진에서 본 보습과 똑같은 모습이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들어가서 투투모스 3세, 람세스 3세, 람세스 9세의 무덤에 들어갔다. 날씨가 더워 힘들었다. 무덤 내부는 통풍이 되지 않아 더웠고 벽화만 남아 있었다. 벽화에, 그리고 이집트 그림 문자와 그 그림의 의미를 아는 사람에게는 좋겠지만 그냥 봐서는 별로, 10파운드가 아깝게 느껴졌다. 돌아오다 람세움 앞을 지나며 구경, 많이 파손되고 밖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었다. 다음 간 곳은 합셉슈트 장제전 - 사진에 본 것이 전부, 그나마 3층 기둥 쪽은 공사중이라....

다음으로 잠깐 돌을 깍아 장식품 등을 만드는 공장, 전시장에 들렀다가 여왕의 계곡에 들렀다. 3군데 정도 공개되는데 2군데만 보고 나왔다. 아기 미라가 있다고 했지만 웅크리고 있는 아기 뼈였다. 그곳에서 빵으로 점심을 때우고 이동. 다음으로 간 곳은 람세스 3세의 장제전, 그나마 제대로 많이 남아 있어 볼만하다. 제 1탑문, 정말 거대하다. 벽화도 뚜렷하고, 선이 깊게 파여(7~8cm이상) 선명했고, 가장 화려한 벽화였다. 그러나 각 기둥 앞에 붙어 세워져 있어야 할 석상들이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 1개가 반쯤만 남은 상태. 20개 가까운 석상이 모조리 없었다. 아마도 식민지 시대나 그 이전에 외국으로 유출되었으리라. 어느 유럽 귀족의 정원에서 쉬고 있겠지.

본 것 중 람세스 3세 장제전이 제대로, 가장 웅장한 모습으로 남아 있기에 볼만했고 6파운드가 아깝지 않았다. 각 입장료는 '헤매자'의 딱 두 배씩. 돌아오는 길에 맴논의 거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다시 강을 건너왔다(1파운드). 시내구경을 한참하고, 면세점도 들렀다가 4시 반쯤 역 앞의 ABU Restraint에 들러 차와 쿠샤리를(5파운드) 먹고 룩소르 신전을 입장은 않고 외곽에서만 사진 찍으며 돌아보고... 쉬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짐 챙기러 왔지만 앉아 휴식도 취하고 세수도 하고 일지도 쓰고 담배도 피우고 서로 귀도 후벼주며(경일형 귀 구멍이 제일 크다) 1층 로비에서 시간을 보냈다. 호텔 지배인이 Guest 일지를 보여주는데 99년 2월 17일자로 한국인 4명이 묶고 간 흔적이 보인다. 열심히 적어놓고 한 페이지 가득, 10시 반쯤 나왔다.

낮에 갔었던 왕의 현실들, 가보지 않고는 얘기할 수 없다. 전문적으로 보지 않았기에 또한 더, 그러나 이런 생각이 든다. 왕의 무덤을 보며, 지금 보았던 방들은 썰렁하다. 사각의 방에 석관 속에 홀로 누워 있는 것이다. 고독, 사후 세계가 있다지만 그 석관 속에 홀로 누워 무덤에 있다는 것, 이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사후 세계를 인정하여 그 왕이 깨어난다면 홀로 그 삭막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느낄 것인가?

기차역에서 기다리다 나와서 담배 1갑(말보루 4£)을 사고 기차에 올랐다. 빵도 먹고 과일도 먹고 술(보드카와 음료수를 섞은)을 마시고 뻗었다.

오늘하루 지출 :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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