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일째 Wednesday 1999년 3월 17일

알렉산드리아로 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 차를 탔다. 알렉산드리아로 가는 버스는 아침 7시, 1시 2대 뿐이고(요금은 25£) '마루사 마트루호'로 가는 버스편은 중간에 몇 대 더 있다. 씻고 주차장에 가니 일본애 '캡틴'이라 불리는 애도 나와 있었다.

7시에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데 사방이 지평선, 그 지평선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오직 이 버스 한 대만이 달리고 있다.(마치 서부영화에서처럼…….)

8시 30분쯤 휴게소에 쉬었다가 50분에 다시 출발. 난 쉬는 동안 내려서 담배도 피우고 피타빵과 도넛, 토마토를 꺼내 먹었다. 어젯밤에 사 둔 것인데 차안에서 먹을 만하다. 다시 한참을 달여 '마루사 마트루호'에 도착하였고 잠시 정차 후 10시 반에 다시 출발했다.

차안에서 다시 빵과 치즈를 꺼내 먹고 나서 Geva에서부터 넣어 두었던 쵸콜렛을 꺼냈다. 녹았다 굳기를 반복, 찾으니 엉망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먹었다.

창밖 너머로 지중해의 지평선과 해안가로 이어져 건설되는 주택들을 바라보며 '페이지' 노래를 듣고 들었다. 앞 뒤 한 면씩. 노래가 정말 좋다. 그 노래를 들으면 누군가가 생각나는 것 같다. 한국도 그립다. 노래 한번 더 듣고 자야겠다.

중간에 또 한번 정차하고 열심히 달려 알렉산드리아에 거의 도착했다. 2시 조금 넘어 도착. 길을 찾았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일본애는 바로 카이로로 간다며 바로 앞의 역으로 갔고 난 그레코로만 박물관을 보기 위해 헤어졌다.

한참을 걷다가 택시를 잡아타고(5£) 박물관으로 왔다. 지금 쓰는 곳은 박물관 안뜰의 조각상들이 있는 곳이다. 카메라는 사용 않기로 하고 입장료만 8£를 지불했다.

도중에(이스라엘 or 이집트) 띄엄띄엄 보았던 조각상들이 다 모여 있는데 어쩐지 아쉬운 생각이 든다. 제자리에 있지 않고 갇혀 있다는 느낌. 불모로 끌려와 있는 느낌이랄까? 내가 지금 밝지 않아서인지 인상들이 모두 우울하고 무표정을 내세운 슬픈 모습들이다. 웅장함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 첨 보았다.

카이로 가면 많이 볼테고 지나치기엔 아쉽지만, 한 두 장 찍기 위해 10£ 지불은 아깝다. 별로 찍고 싶은 것도 없고 눈으로 보고 담아 가면 되는 거지. 여긴 이집트의 유적이 아니라 로마시대의 유적들만 있다.(한 두개 스핑크스와 파라오의 형상도 있지만)

들어올 때 입구 왼쪽에 짐을 맡기고 번호표(19번)를 받았다. 밖에 나가서 입구에서 한 장 찍어야겠다. 아마 내가 내린 바로 옆에 역이 있었는데 마스르역이 아니라 시디가브르역 인 것 같았다. 택시 타고 한참을 달려(한쪽방향, 나 방향치 아님) 박물관까지 왔었다.

아직 유럽의 문화를 직접 보진 못했지만 여기에 있는 조각상들은 중세(고대) 7세기까지의 유럽 문화의 중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동전(coin) 전시실을 들렀는데 우리의 동전과 비교해 보았다. 어쩌면 매일 보아서일까?

동전에 문양이 하나씩만 있는게 아니고 지폐처럼 여러 문양을 동적인 느낌으로 단순화시켜 나타낸 것들이 많다. 아직 예전엔 동전 깎는 기술이 없어서인지 원형이 아닌 것도 많고 쇳조각처럼 보이는 것도 있다. 타원형이지만 문양이 확실히 있다.

그레코로만 박물관을 나오다 한국인 2명을 만났다. 서로의 정보도 교환하고 정문(정면)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헤어져 역까지 걸어 왔다. 걸어오는 중간에 원형 극장이라는(로마의) 곳에 갔는데 특별한 것이 없다. 자주 보았던 것들이다.

그들이 얘기해 주었다. 그래 니들이 가봤자지. 하하하
같은 키부츠에서 나보다 1주일 먼저 출발했던 성민이와 쥬디를 만났다고 했다. 짜식들....

계속 걸어서 역(마스르역)까지 왔다. 차표를 예매하는데 5시 2등칸이 없어서 이리저리 헤매다 직원들의 도움으로 Station Master와 Information Center등을 차례로 들른 다음에야 5시 30분 3등칸처럼 후진 2등칸, 3등칸 차와 연결된 기차표를 사고 플렛홈으로 갔다. 오직 "To Cairo" 라고만 외치면서. 이 외에도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하자마자 또 헤맸었다.

'세계를 헤매자' 진짜로 세계를 헤매게 한다.

차이점을 확실히 체크해서 수정시켜야지.

'마루사 마트루흐'에서 오는 슈퍼 제트 버스가 서는 곳은 시디가브로 역 근처(남동쪽)에서 정차(하차) 한다. 엉뚱한 곳에서 내려 그곳에서 박물관 찾는다고 헤매다가 택시를 탔다. 아무 정보도 없이 차라리 처음부터 정보가 없었다면???

기차는 5시 34분에 출발했다. 여기저기 말도 안통하고 물어본 것이다. 30분이 지나고 1∼2분이 지났을 때 혹시 내가 잘못 탄 게 아닌가 의심했다. 배고픈데 뭐 좀 꺼내 먹을까? 어떻할까, 아무래도 내가 완행 열차 탄 것 같다. 그래 이것도 나름대로 재밋지! 이제 더 이상 모르고 속히는 것은 없겠지. 이제 카이로로 들어가면 더 이상 기차 타고 다니는 것도 없이 카이로 시내만 있다가 돌아갈 거니까.

카이로 람세스에 도착. 곧장 걸어서 오라비 광장까지 왔다. 며칠 전 만났던 바흐리아 사막 간다던 사람을 만났다. 잠깐 앉아 쉬다가 쿠샤리 가게를 소개시켜 줬다. 쿠샤리 1.5£ 짜리 양이 엄청 많다. 먹고 호텔 들어오니 9시 반쯤(거의 10시) 그때부터 새벽 한시 반까지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래 꼬로만….

* 지출 : 차비 25, 기차비 9, 택시비 5, 쿠샤리 5, 박물관 입장료 8, 숙박비 5,

→ 합계 53.5

120일째 Thursday 1999년 3월 18일

한국 떠난 지 4달 만이다. 2/3이 지났다. 이젠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해야 한다. 중동지방과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현재는 술탄에서 장기 체류하고 있는 신학도 아저씨(?)와 같이 아침을 해 먹었다. 밥하고 계란찜(국), 계란 후라이해서(1.5£지출) 맛은 없지만 양껏 먹었다. 늦게 일어났기에 천천히 준비해서 나왔다.

이집트 박물관을 들어갔다. 입장료 학생할인 10£만 지불하고 통과할 때 가방은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척 들고 들어갔다.( 첫 정문에서는 통과) 카메라 반입료 10£를 줄이기 위해. 그냥 입장료 10£만 지불했다. 사진을 열심히 찍었지만 No Flash이기 때문에 잘 나왔는지 확신할 수 없다. 후레쉬는 손으로 가렸기 때문에!

꼼꼼히 다 돌아보기 위해 먼저 1층 홀로 들어갔다. 거대한 람세스 2세와 네페르타리의 좌상이 있다. 뒤쪽부터 시작해서 시계방향으로 구경을 했다. 미라와 파라오들의 석상을 관람하면서... 다음으론 2층으로 올라가 차례로 구경했다. 2층에서 바라보니 람세스 2세 부부의 좌상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그들 얼굴의 표정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하고 위엄이 있다. 맞잡고 있는 손과 표정은 영혼이 담긴 것 같다. 단순한 조각이 아닌 우리 나라에서 보는 불상의 표정과 비슷하다.

다음이 투탄카멘 왕의 전시실. 그곳은 특별히 관리되고 있다. 모든 게 황금으로 되어 있다. 심지어 신발까지, 미라를 고정시킨 끈마저 금으로 되어 있다. 많은 황금 장식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복도로 나오면 부장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석관을 둘러쌌던 집들(5겹 정도)과 왕의 내장을 담던 용기 등. 발굴당시의 사진이 같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하나씩 비교하며 살펴보았다. 역사에서 초라했던 한 왕의 부장품이 2층 전시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다른 유명한 왕들의 무덤에서는 얼마나 많은 부장품들이 나왔을지 상상이 안 된다. 하지만 모두 도굴 당하고 지금은 없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오후 2시. 한낮이라 무척이나 더웠고 천천히 타흐리드 광장까지 걸어와서 버스 타기를 기다리다가 이집트애들 2명을 만났다. 그들도 기자로 향하고 있었다. 같이 행동. 버스가 잘 오지 않아 미니 버스 타는 곳에 가서 기다리다 시간만 보냈다. 할 수 없이 택시(3£씩 내기로 하고)를 탔는데 잘 오다가 택시 오른쪽 뒤편 타이어가 펑크가 났다. 중간에 다른 택시를 타고 기자로 향했는데 지도에는 없는 새로운 다리가 건설된 것이라 한다. 두 친구는 말을 탈 계획이라고 했다. 그래 좋아 같이 타지 뭐! 라고 했는데 비용이 60£. 너무 비싸다. 어쩔까 하다가 타고 말았다.(아무래도 속은 느낌이다)

그냥 입장료 내고 들어가기에는 늦은 시간이라 말 타고 옆으로 돌아서 들어갔다. 난생 처음 말도 타보고, 어릴 때 동네에서 소는 타봤지만, 사진도 찍고... 그런데 가이드가 돌아오려고 했다. 내가 원했던 건 다른 사람처럼 사진만 찍는 게 아닌가? 화도 내고(오버액션) 담배한대 같이 피우고 다시 돌아갔다. 말에서 내려 피라미드를 만져보고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눈으로 확인했다.

돌아오는 길에 10£를 팁으로 주고 (60£는 그리고 나 때문에 이리저리 사실은 돈벌기 위한 것이겠지만) 말에서 내려 사진 한 장 같이 찍고 피라미드 입구 쪽으로 갔다. 일몰 사진 한 장 더 찍고 오렌지 하나 까먹다가 버스 타러 왔다.

버스에 올랐다가 '소리와 빛의 쇼'가 어떤 것인지 보이지 않아도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버스에서 내려 벤치에 앉아 이렇게 일지를 쓰며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30분 동안 썼다. 벌써 6시 40분, 수중의 돈을 체크해 보고 잠깐 어떻게 하는지 보러 갔다가 시내로 돌아가야 되겠다.

내가 지금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는 너무 많은 돈을 지출했기 때문이리라(지금 밤 12시) 그래 그 이후에도 많이 지출했다.

다시 잠깐 '소리와 빛의 쇼'하는데 갔다 스핑크스를 비추고 있었는데 밖에서 어떻게 하는지 보다가 기다리는데 이번에는 피라미드를 비추고 사각 모서리 부분을 따라 불이 켜졌다. 어떻게 하는지 봤으니 이젠 충분. 버스를 타고 25pt를 내고 '미단 타흐리드'(미단 : 광장)를 일러주었다.

나일강을 건너고 주변 사람들이 내릴 때가 됐다고 서로 알려 주었다. 달리는 버스에서 뛰어내려 천천히 나일강 위 다리로 갔고 다리위 난간에서 한참을 강물만 내려다보았다. 몸도 좋지 않고 이젠 호텔로 돌아와야지. 오는 길에 한국식당과 지리도 익히고 오는 길에 혁띠(10£)를 하나 샀다. 그리고 40pt하는 팔라페도 하나 사서 먹으면서 숙소로 올라왔다.(6층)(5번째 floor)

쉬고 쉬다가 샤워하고, 다시 나갈려는데 혁띠가 너무 길었다. 칸 카딜리 수크 가는 길에 혁띠도 바꾸고 시계를 살려고(수민이 줄 거) 물어보았지만 최하 15£, 그냥 흥정만 하다 지나가고 수크까지 가서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거의 문닫을 시간이라 마음이 급해졌다. 다시 나오면서 흥정을 했다.

흥정을 거의 끝냈는데 반지, 카르투시, 목걸이까지 43£, 보증금 10£, 실랑이 끝에 10£로 하기로 해 놓고20£지폐를 주니 5£밖에 주지 않아 화가 나서 20£를 집어들고 그냥 나와버렸다. 오는 길에 후회도 되었지만 이왕 나온 걸음 되돌리긴 싫었다.

돌아오는 길에 시계 파는 노점상에 들러 13.5£에 흥정하여 하나를 샀다. 회색이라 어쩌면 수민에게 잘 안 어울릴 수도 있다. 그래도 불 들어오면 보기 좋으니까. 과연 잘 받아줄지 모르겠다. 호텔 앞에까지 와서 배고파 어떻게 잘 먹어볼까 고민. 라면 2개(3£), 참치 캔(2£), 물(1.25£), 화장지(1.25£)를 사고 지친 걸음으로 올라오다 시와에서 만난 '캡틴'이라는 일본애를 만났다.

올라와서 정리도 않고 라면 하나에 참치 넣고 파 썰어 넣고 아침에 남은 밥에 짬뽕해서 열심히 먹었다. 설거지는 천천히 하기로 하고 담배부터 피우고 일지 쓰고 있다.

오늘 돈을 너무 많이 써 버렸다. 말 타는 것 60£(속은 것이다)부터 시작해서 그것 빼곤 낭비한 게 없지만 그래도 127£, 거의 130파운드를 써 버렸다. 130이면 거의 40달러에 가까운 돈인데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내일쯤 환전을 해야 될 것 같다. 같이 있는 아마 이집트인이 홍차를 끓이면서 같이 한잔 만들어 주었다. 설탕(사탕수수 정제당) 듬뿍 타서 한잔 "좋타"

담배 한 대 더 피우고 설거지해야지!! ----오늘 끝 너무 지쳤다.----

I'm very tired 다.

* 지출 : 파·계란 1.25£, 택시비 3£, 말(팁 포함) 70£, 물 1.25£, 오렌지 2£, 박물관 입장료 10£, 차비 0.25£, 팔라페 0.40£, 담배 2£, 시계 13.5£, 숙박비 5£, 라면 2개(3£), 참치 캔(2£), 물(1.25£), 화장지(1.25£), 혁띠 10£ → 127.15£

121일째 Friday 1999년 3월 19일

늦잠 자고 천천히 일어났다. 모든게 귀찮고 지친 느낌이다. 시와에서 오기로 해놓고 오지를 않았다. 오전 내내 호텔에서 멍하게 시간만 죽치며 오늘과 내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하는 여행은 정해진 것 같다.

어딜 갔다 온 것이 전부다.

카이로는 더 이상 별로 보고 싶어지지 않았다. 돌아가기 전에 기념품을 사고 싶은데, 카르투시, 룩소르에서 할 걸 그랬나 싶다. 여긴 더 비싸다. 그래도 오후에 다시 둘러볼까. 어젯밤에 갔을 때 그냥 하는 건데.

내일쯤 수에즈를 통해 다하브로 가버릴까 싶다. 이젠 슬슬 돌아갈 채비를 해야 되겠다. 시나이 산에 갔다가 다하브로 가야 되겠다. 준비할 것이 홍차, 그리고 면세점 찾아가서 담배 좀 사고 칸 카딜리 가서 반지하고 목걸이 다시 준비해야 되겠다.

일단 씻고 길을 나와서 쿠샤리 가게에 들러 1.5£짜리로 점심을 때웠다. 그리곤 면세점부터 Egypt Free Shops 이라고 씌어진 곳인데 한참 찾다가 갔는데 다행히 문을 열었다. 공휴일인 금요일이라 어쩌면 문 닫을 수도 있다고 호텔 종업원이 말했었는데 문을 연 것이다. 담배 3보루(10달러)와 3£(수수료)의 돈을 지불하고 나왔다. 매우 싸다. 나오다 면세점에서 면세물건 빼내는 놈을 만났다. 저녁 7시에 다시 보자고 약속.

칸 카딜리까지 열심히 걸어서 구경도 하다가 어제 흥정해 놓은 곳까지 가지 않고, 노점상 비슷한 데서 샀다. 다른 1명과 친했는데 그의 가게에도 따라서 구경갔다가 나왔다(차 한잔 마시고). 반지 1개, 카르투시 양면, 체인(목걸이), 장식 4개 해서 총 99£ 지출. 그 외 파피루스 책갈피 산다고 5£지출. 시간이 너무 늦어 거의 뛰다시피 나왔다.(돌아옴 호텔로)

호텔에 담배를 빼 놓고 다시 면세점으로 갔다. 그놈을 만나서 같이 올라갔다. 그게 다 아는 놈들끼리 하는 것이어서 경비서는 놈이 안내까지 해 주었고, 담배와 술 파는 곳까지 데려다 주었다. 여권하고 들고 몇 군데 왔다 갔다 하다보니 손에 든 것은 '시바스리갈' 3병 75ml 짜리인데 병당 23달러. 1달러의 수수료(?) 밖에 나가 그놈과 흥정 20£를 받았다. 돌아오는 길에 공돈으로 아이스크림 하나(1£) 사먹고 호텔로 돌아와서 쉬면서 있다. 일본애들이 주방을 차지해 버렸기에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다 일본애들을 몰아내고 (여기 와서 느낀 것인데 술탄 호텔의 일본애들 진짜 추잡게 논다. 먹고 나서 설거지도 안하고 아래층 애들은 거지같이 논다고 소문까지 났다.

술탄에 장기체류하고 있는 한국인들과 같이 밥을 하고 계란도 사와서 후라이까지 해서 먹었다. 식사 중간에 시와에서 경일형이 돌아왔다.

내일 저녁에 같이 다하브로 넘어가기로 했다. 왜냐면 시와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내일 카이로로 오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같이 가기로. 내일 낮에 칸 카딜리 다시 들렀다가 오후에 수에즈 들러 다하브로 가는 것이다. 이젠 카이로가 정말 싫다.

샤워하고 둘러앉아 TV보고 휴식 시간. 나도 자기 전에 담배 한 대 피우며 쉬고 있다. 일지 써 놓고 책(21세기 예측; 폼으로) 잠깐 보다가 자야 되겠다. 아까부터 계속…….

아까부터 계속 떠오르는게 있다. 혼자 돌아다니다 보니. 단군신화의 호랑이 얘기에 이어진 얘기다.
호랑이가 왜 인간들 근처에 오지 않고 숨어서만 지내는지. 언제나 조용히 지내는지. 당당하게 앞에 나서지 못하는지. 호랑이가 되기로 하지 않았던가? 백두산 동굴속에서 100일을 채우지 못했던 호랑이. 그를 이해하지 않았던가? 그만 적자!!!

※ 이 부분은 여기에 올릴 글이 아닌데 일지에 쓰여 있기에 간추려 적는다. 알면 알고 모르면 모르는데로 넘어가면 되는 글이다.

다만 호랑이 얘기만 쓸 뿐이다. 호랑이가 왜 인간들 근처에 오지 않고 숨어서만 지내는지. 언제나 조용히 지내는지. 당당하게 앞에 나서지 못하는지 호랑이가 되기로 하지 않았던가? 백두산 동굴 속에서 100일을 채우지 못했던 호랑이. 그 호랑이가 되기로 했고 그를 이해하지 않았던가? 그만 적자!!!

※ 지출 : 면세점 담배 10$+3£, 환전 50$, 칸카딜리 104£, 쿠샤리 1,5£, 아이스크림 1£, 책갈피(파피루스) 5£, 저녁식사(계란, 물, 쌀, 토마토 -> 5.75£) 2.75£ 합계 117.25£

122일째 Saturday 1999년 3월 20일

늦게 일어나 아침 먹고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담배 1갑을 1.75£에 팔고 돈을 받았다. 남는 장사(?), 오늘 다하브 가서 시나이는 갈지 어떻할지 모르겠다. 호텔 체크아웃 해놓고 짐을 술탄Ⅱ에 맡기고 나왔다. 람세스 광장까지 가서 시타델을 가려고 물어서 미니버스(25pt)탔고 화장지(25pt)를 하나 샀다.

이집트에서는 꼭 티슈가 필요하다. 모래바람과 먼지가 많기 때문에 언제나 호흡기가 건조해진다. 코도 질질... 가래도 자주 나오고...

시내를 빙빙 돌아서 아리아 광장에 내렸다. 시타델 입구를 찾으니 경찰 한 놈이 문을 닫았다고 다른 곳을 안내해 주었다. bad police. 벌써 경험자가 있었다. 경일형이 저번에 왔을 때 그 경찰 따라서 간 적이 있다고 했다.

담치기라도 해 보려고 돌아가니 반대쪽에 입구가 있었다. 10£를 내고 들어갔다. 군사 박물관은 군부독재인 만큼 군인들이 안내를 잘해 주었고 정돈도 잘 되어 있었다. 아이스크림(50pt) 하나씩을 사먹고 "무하마드 알리" 모스크와 그 뒤쪽 건물의 그의 의자에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다 둘러보고 시타델을 나와서 북쪽으로 돌아서 무덤마을을 지나왔다. 다시 원래의 원점인 거의 아리아 광장까지 왔다. 블루 모스크를 지나서 오며 군고구마(25pt)와 피타빵(25pt냄)을 사고 계속 걸어서 익숙한 육교, 칸 카딜리까지 왔다. 저녁으로 쿠샤리2£, 차비0.5£, 빅맥6.5£.

은 세공품 가게를 열심히 돌아다녔고 모스크에도 들어갔다. '헤매자'에는 들어가지 못한다고 되어 있었지만 관광객은 누구나 들어갔다. 밖으로 나와서 배고파서 모스크안에서 봐 두었던 식당쪽으로 쿠샤리 가게로 가서 special 쿠샤리(2£)를 먹고 돌아다니다 경일형이 둥근 특별한 카르투시를 주문했고 기다리는 동안 어제 내가 샀었던 Saidi를 만나기 위해 갔다.

향수 가게에 들러 향수 '아라비안 나이트'를 샀다. 그냥 구경만 하려다가 마지막에 하는 말 듣고 둘이서 같이 사버렸다. "여성을 뽕 가게 만드는 남성을 위한 향수" (12£)

둥근 카르투시를 받아 오는 길에 미니버스 타고 미단 타흐리드에 갔다가 힐튼 호텔까지 따라갔다가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맥도날드에 들러서 햄버거랑 콜라한잔 하고 6.5£를 지출했다.

호텔로 돌아와 아침에 체크아웃 했지만 다시 술탄Ⅱ에 체크인. 숙박 명부를 다시 쓰기 싫어서 술탄Ⅲ에 올라가서 내 서류를 들고 내려왔다. 그리고 약간의 물건(설탕)도 같이 챙겨 내려왔다. 밖에 나가 홍차(4£)를 하나 사 왔는데 돈 되는대로 홍차를 더 사고 싶다. 더운 날 뜨거운 홍차를 마시는 게 오히려 더 시원하다.

호텔에서 쉬다가 시와에서 돌아온 "샴"을 만났다. 이미 말했듯이 생긴 건 인도 쪽인데 아랍어까지 하면서 국적은 영국으로 되어 있는 녀석이다. 모두들 한참을 떠들고 놀았다. 여러 나라 애들이랑 대만 애도 같이 끼어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일은 아침 일찍 수에즈로 가서 다하브 잠깐 들렀다가 타바로 바로 갈 계획이다. 내일 수에즈, 다하브로 같이 가기로 약속했든 사람들이 시와에서 도착했다. 그래서 같이 위층의 BENICE호텔로 올라가서 한국 사람들끼리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도 얼마 뒤 요르단을 갈 계획이기 때문에 내일 아침에 요르단 비자 신청하러 같이 가기로 했다. 여기서 받는 게 국경에서 받는 것보다 싸게 되니까.

키부츠 여행만 아니라면 며칠 같이 있다가 가고 싶지만 아쉽다. 중간에 맥주도 한잔하고 다시 내려가서 홍차를 하나 더 샀다. 다른 홍차인데 6.5£, 호텔 지배인에게 물어보니 이게 더 좋은 거라고 한다. 그래서 내일 하나 더 살까 궁리중이다. 내일 8시에 출발하니까 7시쯤 일어나 준비해야 된다. 동전 수집 차원에서 여러 동전을 바꾸며 대가로 5pt를 더 주었다.

※ 지출 : 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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