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일째 Tuesday 1999년 3월 23일

이집트 국경을 빠져나와 이스라엘에 도착하자 어떤 안도감이 생겼다.

Tel-Aviv까진 4시간만에 와 버렸다. 5시에 도착, 아직 쌀쌀한 날씨에 6시 반까지 기다렸다가 버스(No. 5)를 타고 디젠고프로 왔다.(남희는 자신이 머물던 키부츠로 가기 위해 터미널에서 또 다른 버스로 갈아탔다.)
첨엔 택시 타고 바로 올려고 택시를 탔었는데 외국인이라고 미터기도 켜지 않고 출발을 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택시는 미터기에 영수증까지 주게 되어 있다. 우리에게 바가지 씌울려고 그랬던 것이다. 하지만 우린 오늘 첨 오는 것도 아니고 4달째 이스라엘에 머물고 있는 베테랑들인데 미터기를 켜라고 싸웠지만 끝까지 켜지 않기에 내려서 다시 터미널로 돌아와 기다렸다. 쉐루트도 아직 움직이는 시간이 아니었다.

다합에서 여기까지가 거의 12시간. 카이로에서 아스완까지보다 가깝게, 더 빠르게 왔다. 터미널에서 남희는 먼저 가고 디젠고프에 오니 케니(키부츠 이즈렐에 머물던 한국인)는 먼저 자고 있고 밖에서 서성이다 키부츠 Ein Hashlosha의 사람들을 만났다. 어째 이런 일이.... 이들은 내가 첨 이스라엘에 와서 첨 머물렀던 키부츠에서 만났던 사람들이다. 연미하고 Nike하고, 디젠고프에서 아침을 때우고 부탁대로 짐을 전해주고, 말도 전해주고… 내 짐도 받아 챙겼다.

지금 밖에 비가 내리고 있다. Geva까지 가야 되는데 비가 와서 정말 싫다. 어떻하지. 일지 쓰다 보니까 10시가 되 버렸다. 이젠 움직여야 점심시간 끝나기까지 도착할 수 있다. 돈 절약을 위해서 히치할까 생각하다가 비도 오고 그냥 버스 타고 가기로 했다. 계속 시간 죽치는 것도 그렇고, 이젠 가야 된다. 어제일지도 대강 써 버렸는데 키부츠 돌아가서 자세히 써야 되겠다. 물론 오늘 것도.

이걸로서 나의 이집트 첫 여행이 끝을 맺는다. 아마 돌아가면 다른 일지에 쓰겠지만 요르단 여행 때 다시 이 노트를 집어들 것 같다. 성민이 쥬디는 먼저 도착했을 거지만 그래도 반갑고 돌아가면 와 있을 새로운 데니쉬 애들과도 친해보자. 이젠 마치자. 인사하고 바로 가야지. 안녕이다.

이젠 이스라엘에도 요령이 생긴다. 가는 길도, 버스타는 것도, Tel-Aviv에서 Geva로 바로가는 버스 835번을 탔다. 학생 28쉐켈로 요금내고 파이팅이다.(2시간 뒤 이로 사고침) 비오는데 아풀라에서 히치할려면 고생인데 잘 했다. 그런데 비가 온다. 걱정된다. 수민이가... 아침에 디젠고프 있을 때부처 그랬다. 비오는걸 보고서 그때부터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 느낌 이란게 어린애 물가에 내놓은 느낌이다. 그런데 잘 갔을까.

잘 가고 있을 것이다. 지금 오전 11시 10분 잘 가고 있다면 카이로 가는 비조를 타고 있을 시간인데(나중에 물어보니 으하하하) 비 때문에 고생하거나 차질이 생기진 않았는지(생겼단다.) 어쩌면 나의 괜한 걱정일수도 있다. 이스라엘 남북의 기후가 다르니 여기 텔아비브와 남쪽의 네게브가 다른데, 에일랏이면 비가 안올수도. 특히 시나이는 더욱 더, 에일랏과 시나이는 1년 내내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한 곳이니 여긴 비가 오더라도, 그애가 있는 곳은 비가 안올수도 있다.

다합에 남아있는 사람들, 2주동안 같이 행동하고 내가 의지했던 경일형, 이젠 형이라 부르자. 큰형님 성태형 외에도 내가 배울점이 많은 사람이다. 아마 다합도 비가 오지 않을 것이다. 다 잘 지내리라 믿고, 그 애가 있는 곳도 비가 내리지 않을거라 믿지만 왜 이리 걱정이 되는지... 잘 갔다와!!

이번 여행에서 난 뭘 배운 것일까? 사람들 만날 것일까. 그렇다.

혼자 갔지만 많이 만났다. 혼자 갔기에 일행에 구애되지 않고 더 많이 만난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만난 오든 이들에게 배울 점들이 많았지만 특히 다합까지 동행했던 성태형, 큰형답게 배울게 많은 분이었다. 내가 한국가서 소주한잔 하자고 했다. 무슨일이 있어도 만나서 소주한잔 해야지.

아풀라까지 와서 주차장에서 잠깐 쉬고 출발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버스가 우회전하지 않고 직진해 버린 것이다. 곧장 티베리아로 간다고 직진해 버렸다. 운전사에게 다가가 물어보니 그쪽(Geva는 가지 않는다고 했다)

차 멈춰 달라고 하고 28 쉐켈이 아깝지만 그냥 내렸다. 왜냐하면 나랑 잠깐 얘기하는 사이 핸들을 꺽으며 너무 주변(side)으로 가서 뒤쪽 타이어 하나가 펑크나 버렸다. 나자렛 일리앗 가는 길에서 내려 내가 히치할 곳까지 걸어 왔다.

히치가 잘 될지? 나보다 약간 늦게 온 여군 1명은 바로 봉고차를 히치해 가 버리고 불끄트린 장초에 다시 불을 붙이고 돌아서는 순간 어딘가 낮이 익은 차가 왔다. 급히 팔을 뻗어 차를 세우며 바라보니 흰색 바탕에 69번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Geva의 엠블런스였다. 뒷문(옆)으로 올라타니 수염 덮수록한 낯익은 아저씨가 먼저 인사로 맞이해 주었다. 내 얼굴을 알고 있었다. 나도 인사하고 기분이 좋다고 웃으며 열심히 달렸다.

드디어 키부츠 도착..

차에서 내려 요시가 혹시 있나 가 보았다. 요시를 만나고 얘기들어보니 고힌이 1명 새로 넣어줄까 했는데도 나 돌아오면 내가 일하기로 했다고 거절했다고 했다. 어쨌던 내일은 쉬고 발렌티어 투어 갔다와서 다음주부터 일하기로 했다. 식당가서 그 앞에서 요하브를 만나고 인사하고 저녁에 얘기하자고 했다.

점심을 먹으러 가니 매뉴가 팔라페였다. 정말 짜증난다. 다른 매뉴로 먹고(든든히) 천천히 걸어서 캠프(숙소)로 왔다.덴마크 7명이 왔겠지? 하며 오다가 쥴리, 마리아를 먼저 인사하고 방문을 두드리며

야 성민아 문열어!!! 하하하

좀전 식당에서 야곱이 내 조끼를 눈독들였다.50쉐켈에 팔라고 했지만 다음 달에 나 한국 돌아갈 때 기념품으로 주고 가기로 했다. 키부츠 와서 맨 처음 친해진 사람이 야곱이었으니까. 아까운 마음은 덜하다. 단지 3년 동안 정들었는데 아쉬울 뿐이다.

잠깐 적었지만 다시 원해 일지로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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